분석심리학 탐구 1 - 이부영 -

깊고 어두운 마음의 심층을 향하여

심리학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의식의 세계를 인정하는 심리학도 있고,
의식 만을 다루거나,
겉에 드러난 행동을 통해서
마음을 보는 심리학도 있다.

정신기능의 특수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
의료에 이용되는 심리학,
뇌생리와의 관계에서 사람의 마음을 보는 심리학 등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고
모두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C.G.Jung(1875~1961)의 분석심리학은 경험심리학이며
고통받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심리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응용심리학, 의료심리학이며
우리 마음의 심층을 다루기에 심층심리학에 속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분석심리학은 심혼(心魂)을 다룬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심리학은 심(心)은 있으나
'혼(魂)이 없는 심리학'이라고 한다면,
분석심리학은 '혼(魂)이 있는 심리학'이다.

혼이 있다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이며 심혼이란 무엇인가?
심혼이란 한마디로 정신의 독자성,
자아를 초월하는 정신의 자율성을 의미한다.

우리 마음의 깊은 곳에는
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강렬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누미노제(Numinose, 신성한 힘)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어떤 것이 존재하며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통찰이
바로 분석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과제이다.


이부영(2001), 분석심리학 탐구 2, 아니마와 아니무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