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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늘의 묵상 : 머무름과 열매맺음 > - 김병주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29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101
내용

< 오늘의 묵상 : 머무름과 열매맺음 > 2016-0427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한 15,5)

.................................................


< 나, 우리, 모두를 위해 >


열매없을 가지들과
말라버릴 가지들과
잘려나갈 가지들과
불태워질 가지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오니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과 자비를 베푸소서_()_


.........................................................

[말씀이 있는 그림] 나는 참 포도나무이다


안젤로스, <포도나무이신 예수 그리스도>, 1450년경, 목판에 템페라, 77x79cm, 크레타


포도나무 한가운데 그려진 예수님은 반신상으로 만물을 지배하는 군주라는 의미의 판토크라토르(Pantocrator) 이콘 유형으로, 양손을 뻗어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축복하고 계신다. 그림 정중앙에 상반신만 묘사되어 있지만, 예수님 스스로 ‘참 포도나무’라고 하신 것처럼 포도나무 줄기가 예수님의 몸처럼 보인다. 예수님 앞에는 성경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는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요한 15,1-2)라고 적혀있다.


한 그루의 포도나무에서 뻗어 나온 열두 가지에는 포도송이와 이파리가 무성하다. 열두 가지 위에는 열두 명의 제자가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림 왼쪽에는 예수님 가까이 베드로가 자리하고, 위에서부터 마르코, 요한, 안드레아, 시몬 그리고 토마가 있다. 오른쪽에는 예수님 가까이 바오로가 자리하고, 위에서부터 마태오, 루카, 야고보, 바르톨로메오 그리고 필립보가 있다. 이들 제자 역시 반신상으로 그려져 있으며 이들 가운데 4명의 복음사가와 베드로와 바오로는 펼쳐진 성경을 들고 있다. 제자들 각 형상은 전통적인 이콘 도상을 따르고 있다.


각 인물의 얼굴에는 후광이 그려져 있고 그 옆에 각각 이름이 적혀있다. 빛나는 영광을 의미하는 후광은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충만하게 흐르는 하느님의 빛을 상징한다. 후광이 이들 머리 부분을 감싸고 있는 이유는 머리가 영혼, 생각, 사고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후광 안에만 십자가 모양이 있고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 문자 “O Ω N(오 온)”이 새겨진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호렙산에서 모세에게 알려준 이름으로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라고 번역된다. 이 이름은 하느님만이 스스로 존재하시고, 생명의 원천이시며 십자가의 죽음으로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생명임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뒤로는 금색 배경의 비워진 공간이 있다. 금색 부분은 시공을 하나로 형성하고 모든 것을 밝혀주는 영적 빛을 상징한다. 또한 금색은 성인이 머무르는 성삼위의 공간으로 대체되고 하늘의 타오르는 성령의 빛의 공간이 된다. 이 공간 속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긴밀하게 일치되어야 그들 안에 생명을 간직할 수 있다. 포도나무와 가지가 완전히 붙어서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한 것 같이 제자들에게 있어 예수님은 계셔도 되고 안 계셔도 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늘 함께 붙어 있어야 되는 관계인 것이다. 포도나무는 뿌리를 통해 흙에서 끌어온 영양분을 줄기로 보내고, 줄기는 작은 가지와 맨 꼭대기에 있는 이파리로 보내어 열매를 맺는다. 포도나무의 열매를 맺는 방법은 예수님 안에 머무는 것이다.


“내가 친절을 포도 순처럼 틔우니 나의 꽃은 영광스럽고 풍성한 열매가 된다.”


[2015년 5월 3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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