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기실현 - 김병주 -

  <여성의 자기실현> 서문 중에서

 - 중략 -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가장 커다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하느님 자신의 육화는

  바로 여성 안에서 여성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여성의 존엄과 소명에 관한 교황 교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여성적”인 것에 대한 언급을 제외하고서는

  인간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여성의 존엄성은

  여성 특유의 본성을 통하여 부여받은 사랑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동시에 그것은 그녀가 되돌려 주어야 할 사랑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여성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내어줄 때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 주는 바로 그 순간,

  인간은 자신을 완전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궁극적인 의미에서

  인간을 위하여 모든 것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길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성이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를 실현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가족과 이웃들에게 자기를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의 삶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급속한 과학적 발전과는 달리

  종교의 기능이 퇴락해가고 있는 오늘날

  사회 구조적인 한계로 인하여 많은 여성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삶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동들과

  그들의 어머니인 여성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애쓰고 있는 여성들에게

  본서가 자그마한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

  또한 삶의 위기에 처해 있는 여성들이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내면으로는 종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자기에 대한 믿음을 회복함으로써

  신앙의 다리를 재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그들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놓여 있는

  지혜의 영적 다리를 재건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도 굳건한 자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