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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상징적 의미
그리스어로 헵타드(Heptad)라 불리는 숫자 7은 모든 수들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숫자일 것입니다. 일곱은 우주와 인간을 포함하는 대우주(大宇宙)를 나타내는 수(數)이며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수라고 합니다. 따라서 7은 가장 완전한 숫자로서 ‘전체성’ 또는 ‘완성’과 ‘완전’을 의미합니다.
동양에서 7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수로 인식하여 매우 좋아하고 중요시합니다. 모든 진귀한 보물을 ‘칠진만보(七珍萬寶)’라 하고, 칠난(七難)을 벗어난 복을 ‘칠복(七福)’이라고 합니다. 동명왕 신화, 가락국 신화, 박혁거세 신화 등 한국 신화에서도 일곱은 모두 신성한 숫자로 여겨졌으며 영웅을 시험하는 숫자로, 국가의 기틀을 잡는 숫자로, 그리고 성자의 수로서 신성함을 상징하였습니다.
우리 민속에서도 일곱은 북두칠성에 비유하였으며 예로부터 행운이나 소망을 비는 행위는 북두칠성에 비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칠성탱화나 칠성각, 칠층탑 등은 모두 북두칠성과 관련이 됩니다. 이러한 북두칠성 신앙은 목숨과 관련되어, 사찰에서 칠성각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자식을 구하거나 병자를 위해 칠성님께 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도 7은 성수로 여겨졌습니다. 석가가 태어나 일곱 걸음을 걷고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는 깨달음의 외침을 발한 데서 성스러운 수로 여겨집니다. 수도에 있어서 일곱 가지 요건을 칠각(七覺)이라 하고, 중생 교화를 위해 일곱 가지로 변하하는 관음을 칠관음(七觀音)이라고 합니다.
또 일곱 가지 보물을 칠보(七寶), 깨달음의 지혜를 돕는 7행법(行法)을 칠보리, 과거에 태어난 7부처를 칠불(七佛),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수를 칠생(七生)이라 하는 등 중요한 법수(法數)에 7이라는 숫자가 사용됩니다. 석가가 성도(成道) 후 49년간 설법한 것을, ‘49년 설법’이라 하는데 이것도 7의 제곱수입니다.
한편, 고대 그리스인들은 일곱을 헥타곤(hectagon)이라 불렀습니다. 헥타곤은 ‘일곱 개의 각(角)’이라는 뜻으로, 7개의 면과 7개의 각을 가진 형태로 파악한 데서 연유됩니다. 서양인들은 달(月)이 매 7일마다 모양이 변한다고 생각해, 일곱이라는 수는 마력(魔力)이 깃들인 수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1주일을 7일로 정했고, 축제도 7일간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자연계에서도 일곱이라는 수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달은 초승달로 시작하여 이레가 지나면 반달, 다시 이레가 지나면 보름달, 또다시 이레가 지나면 도로 반달, 그리고 이레가 지나면 초승달로 돌아가면서 밤하늘을 밝힙니다. 또한 빛깔은 무지개의 일곱 색이 그 기본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곱을 대표하는 색은 보라색입니다.
성경이 집필된 시대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일곱 개의 행성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해도 달도 모두 하나의 행성이라고 생각하여 행성의 이름들이 그대로 일, 월, 화, 수, 목, 금, 토라는 요일로 남게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7이라는 숫자는 거룩한 숫자로 완벽을 상징합니다. 히브리 단어 ‘cheba’는 ‘일곱’이라는 뜻과 ‘계약’이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께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강복하신 날이 이렛날이었기에(창세 2,3) 일주일은 7일로 정해지면서 제 7일은 안식일이 됩니다.
모세가 죽은 뒤 그 뒤를 이은 여호수아는 예리코에 쳐들어가던 날 아침, 계약의 궤를 앞세워 숫양 뿔 나팔을 든 사제 일곱 명과 군사들로 하여금 성읍을 일곱 바퀴 돌게 하여 이렛날에 기적적으로 요르단의 이 거점을 함락시켰습니다(여호 6,4 참조).
레위기에는 “칠 년째 되는 해는 안식년으로, 땅을 위한 안식의 해”(25,4)라고 정하여, 칠년 마다 농사짓던 밭을 묵히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야훼께서 모세에게 일러주신 등잔대(메노라)에도 일곱 개의 등잔을 얹은 일곱 개의 가지가 있었습니다(민수 8,2).
다니엘이 던져진 사자 굴에는 일곱 마리의 사자가 나오며(다니 14,32 참조), 삼손의 잘린 머리카락도 일곱 가닥이었습니다(판관 16,13 참조). 솔로몬의 신전은 일곱 개의 층계식 구조였으며 야곱이 레아와 라헬과 결혼하기까지는 각각 칠년 동안 일을 해야 했습니다(창세기 참조).
그리고 요셉은 일곱 마리의 살진 암소와 일곱 마리의 마른 암소가 나오는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여 이집트의 총리가 됩니다(창세 41장 참조).
이와 같은 상징성은 신약성경에서도 나타납니다. 마르코 복음 8장은 예수님께서 일곱 개의 빵을 쪼개어 군중을 배불리 먹이셨고, 이 부스러기가 일곱 바구니나 남았다는 기적 이야기를 전해줍니다(8,5-10 참조).
또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일곱 번까지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하고 묻는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씩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8,21-22 참조).
요한 묵시록에는 거의 각 장마다 일곱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7개의 교회, 7개의 금 촛대, 7개의 별 등 수많은 7의 상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환시는 아시아의 일곱 교회와 관련이 있으며(묵시 1), 어린 양은 뿔이 일곱이고 눈이 일곱으로 하느님의 일곱 성령을 가리킨다고 합니다(묵시 5,6). 어린 양은 일곱 봉인을 떼고(묵시 6), 일곱 천사가 일곱 나팔을 붑니다(묵시 8,6).
일곱은 하늘과 영혼(靈魂)을 의미하는 셋(3)과 대지와 육체를 의미하는 넷(4)을 더한 수입니다. 일곱 가운데 셋은 하느님의 영역을 나타내고 나머지 넷은 자연 또는 인간의 영역을 뜻하기도 하는데, 이 셋과 넷이 합쳐져서 일곱은 완성을 뜻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보면 먼저, 하느님의 영역인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는 세 가지 찬양과 인간의 영역인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네 가지 청원이 모여 그야말로 완전한 기도가 됩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일곱 제자들과 예수님이 호숫가에서 만나고 나서 오순절에 마침내 예수님이 약속하신 ‘성령강림’(사도 2장 참조)이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교회가 시작됩니다. 성령의 일곱 가지 특별한 은총을 살펴보면 ‘지혜. 통찰, 두려움’이라는 하느님의 영역과 ‘의견. 굳셈, 지식, 효경’이라는 사람의 일에 대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대 교회에서도 7은 일곱 가지 죄의 뿌리(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라든가 성령의 일곱 특은(지혜, 통찰, 의견, 굳셈, 지식, 효경, 두려움), 일곱 성사(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신품, 혼인)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일곱은 매우 중요한 숫자로 여겨집니다.
신약시대의 칠성사들은 그리스도께서 세우셨는데, 이 칠성사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요한 모든 단계와 시기에 관계됩니다. 이 성사들은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자연적인 생활의 단계들과 유사하게 영적인 생활의 과정에서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탄생시키고 성장시키며, 치유하고 사명을 부여합니다.
특히 그리스도교 입문의 성사인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의 기초를 놓는 성사로 이 성사를 통하여 사람들은 인성에서 거룩한 신성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하느님의 풍부한 생명을 더욱더 풍부하게 받으면서 완전한 사랑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다음으로 치유의 성사는 고해성사와 병자성사입니다. 특히 고해성사는 회개의 성사, 참회의 성사, 용서의 성사, 화해의 성사라고도 불리는데, 마음의 회개와 내적인 참회는 삶의 근본적인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진정한 참자기를 만날 수 있게 하며 전인격적인 회심을 가져오게 합니다.
회개와 참회가 사람의 행위라면 용서는 하느님 은총의 결과입니다. 진정한 화해는 마음의 평화와 양심의 평안함을 가져오며 하느님의 사랑과 영적 위로를 받게 합니다. 나아가 하느님과의 화해를 통하여 자신과 이웃 그리고 자신과 교회와의 일치를 가져오게 합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는 자신의 성덕과 세상의 복음화로 나아가게 하는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들에게 공통되는 소명을 부여해 줍니다. 반면, 신품성사와 혼인성사는 개인적인 구원에도 이바지 하지만 타인의 구원과 타인들의 봉사와 관련된 소명의 성사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부르심에 따라 각자의 처소인 수도성소와 혼인성소를 통하여 자신과 타인을 구원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초대받은 것입니다.
성경은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여자의 창조로 시작하여 “어린양의 혼인 잔치”(묵시 19,7.9 참조)에 이르기 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의 신비와 하느님께서 혼인에 부여하신 의미, 그 기원과 목적, 구원의 역사를 통한 다양한 혼인의 실현, 죄로 인한 혼인의 어려움과, “주님 안에서”(1고란 7,39)의, 그리스도와 교회의 새로운 계약 안에서의 혼인의 새로운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형상적인 의미에서 7(七,7)은 동서를 막론하고 남녀의 성기의 결합을 상징하는 수이기도 합니다. 인류 역사를 통하여 모든 문화에는 혼인의 숭고함에 대한 의식이 존재합니다. 혼인의 결과로 탄생하는 가정은 마치 인생의 전 발달과정과 유사하게 각자의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새로 탄생하고 성장하고 노쇠하고 병들어 죽어가는 공동체적 유기체이며 생명체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혼인은 단순히 인간적인 제도를 넘어섭니다. 혼인으로 잉태된 새로운 가정은 하느님이 맺어주신 새로운 생명체로 하느님이 머무시는 가장 거룩하고도 평안한 처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정을 통하여 부부와 자녀들에게 각자의 소명을 주시고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공동체가 되도록 부르셨습니다.
남녀가 혼인을 통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새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고 양육하고 교육하고, 자녀가 출가하고, 곁에 남은 배우자가 떠나고, 홀로 남은 또 다른 배우자마저 떠나는 그 순간까지, 가정은 희망과 사랑과 믿음 안에서 하느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 결합하는 가장 거룩한 성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 자율권이 남용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남녀의 사랑이 무절제와 방종으로 인해 타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가정이 해체되고 그로인해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즈음, 혼인의 참다운 의미와 가정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혼인성사 안에서 젊은 부부가 하느님 사랑과 결합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인성과 신성의 결합을 통한 신성혼(神聖婚)이 가능해질 수 있음을 젊은이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산과 바다, 들과 호수, 그 어디를 가도 아름다웁고도 신비로운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녹음의 7월! 순간 속에 영원을 사는 지혜를 청해봅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부부의 사랑과 혼인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면서 회원 님들의 가정에도 주님의 풍성한 사랑과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___^*
< 참고문헌 >
Michel Christiaens저, 장익 옮김(2002), 성서의 상징, 분도출판사.
Michel Feuillet저, 연숙진역(2004), 그리스도교 상징사전, 보누스.
명백훈(2006), 숫자 7 – 오소서 성령이여, 7월호.
한국문화상징사전편찬위원회, 한국문화상징사전 2, 동아출판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가톨릭교회교리서, 제 2편.
“지혜가 일곱 기둥을 깎아 자기 집을 지었다”(잠언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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